피알게이트 블로그
당신은 어떻게 보이고 싶나요? 블레임룩 본문
막연하게 패션과 PR에 대한 블로그 컨텐츠를 써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난 주말 사회를 강타한 어떤 사건과 마침 패션과 관련된 일이 있어 그 부분에 대한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먼저 유행/풍조/양식을 의미하는 이 거창하고 포괄적인 단어, 패션이란 무엇일까요? 일찍이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은 패션에 대해 '삶의 한 방식'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저 역시 이와 비슷하게 생각합니다. 자기표현의 수단이자 한 방법.
슬프게도 PR AE는 일반 회사원보다 미팅, 발표 등 남들 앞에 서게 될 일이 많습니다. 특히 기자나 인플루언서 등 하루에도 많게는 수십명씩 불특정 다수를 만나는 사람을 설득해야 하는 일을 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패션, 너무 거창하게 들리니까 옷이라고 해둘까요? - 옷은 직관적으로 눈길을 끌 수 있는 수단이 되기도 하죠.
서두가 길었습니다. 일단 비지니스 매너,자기 PR과 옷차림 얘기를 하기에 앞서 오늘은 언급했듯이 패션과 관련된 사회현상의 얘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블레임룩'. 지난 한 주간 신문에 많이 오르내린 단어죠? 비난하다는 뜻의 '블레임(Blame)'과 패션을 나타내는 '룩(Look)'이 결합된 이 단어는 범죄자자나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사람이 착용한 옷이 인기를 끄는 사회 현상을 설명하는 말입니다.(*영미권에서 쓰이는 영단어는 아닙니다)
제가 블레임룩을 처음 인지한 건 굉장히(강조) 어렸을 때 였는데요, 아래 사건 때였습니다.
▼백지영 더플코트
(저랑 동년배들 눈감아!) 이때 저는 버버리라는 브랜드와 블레임룩이라는 사회현상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공교롭게도 이 이후 블레임룩과 관련된 사건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신창원 신드롬 (사실상 국내 블레임룩 첫 사례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신정아의 명품 패션
▼린다김과 에스카다 선글라스
연예인들의 검찰 출두패션도 종종 화제가 되는데요, 이도 일종의 블레임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보통은 자숙하고 있다는 뉘앙스를 주기 위해 연예인 본인의 스타일이 녹아있는 평소의 차림새가 아닌 단정한 패션을 주로 볼 수 있습니다.
▼고유명사 강성훈 코트
▼ 이미숙 출두 패션
▼ 몽클레어가 유명해진 바로 그 사건
그리고 이 같은 블레임룩이 주목받는 현상은 끊임없이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주말 희대의 범죄자 '조두순'이 출소하며 그 현장을 수 많은 기자와 유튜버 등등이 실시간으로 공유했고 아이러니 하게도 조두순이 입고 있던 패딩의 브랜드가 유명해졌습니다.
저 역시 위 브랜드의 담당자와 같은 사건을 겪은 적이 있어 아침에 기사를 확인하고 황급히 미디어에 로고 모자이크 요청 메일+전화+문자를 보내본 경험이 있어 인터넷에서 이 내용을 보자마자 어쩐지 만난적도 없는 해당 브랜드의 담당자와 동지 의식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매스컴의 노출과 '패션'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람은 낯선 것 보다 낯익은 것 부터 찾으려는 경향이 있구요. 때문에 어떻게든 매스컴에 노출되기 위해서 브랜드들은 PPL이나 광고를 지금 이 순간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블레임룩의 효과는 때로는 광고나 PPL보다 강력합니다. 충격적인 장면은 사람들에게 오랜시간 잔상으로 남아 있게 되거든요.
앞서 말했듯이 저는 패션은 자기 표현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를 표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범죄자/사회 물의를 일으킨 사람의 패션을 추앙한다는 건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비난 받아야 하는 '사건'의 본질에서 벗어나 다른 것으로 관심이 환기되는 일이 지양되는 사회가 되길 바라고, 우리 역시 범죄자의 패션이나 스타일이 주목받는 이 현상을 좀 더 냉정하게 바라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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