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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힙'에 취한 Z세대

피알게이트 2020. 12. 16. 17:09

‘전통’. 고리타분한 옛 것으로 느껴지신다고요? 여기 전통의 ‘힙함’에 취한 Z세대가 있습니다. 

한옥에서 전통 디저트를 먹고, 방구석에서 조선시대 악세사리를 만드는 요상한 트렌드가 유행이라고 하는데요. 우리의 옛 것을 재해석해 새로운 트렌드를 창조하는 이들의 움직임을 Z세대 인턴이 따라가보았습니다. 

 

현대판 낭자와 도령들이 조선의 힙을 즐기는 방식, 지금부터 소개합니다!

 


 

“먹고 마시다”

 

 

1. “배스킨 삼청마당점”

 

출처 : SPC 매거진

 

배스킨라빈스의 전통 한옥 콘셉트 ‘배스킨 삼청마당점’이 Z세대의 아지트로 거듭났습니다. 배스킨라빈스 삼청 마당점은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공간'을 지향하는 콘셉트 스토어로, 여유로움과 어울림이 공존하는 한옥의 마당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는데요. 배스킨라빈스의 젊고 통통 튀는 이미지와 한옥의 고급스러움이 어우러져 전통의 ‘힙’한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출처 : SPC 매거진

 

외관의 한국적 아름다움 만큼이나 화제가 된 것이 바로 삼청점만의 시그니처 메뉴들입니다. 흑임자, 인절미 등 뉴트로 입맛에 빠져든 ‘할매니얼’과 Z세대들의 취향을 저격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인절미 떡이 들어간 와플 속에 아이스크림을 올린 ‘와와떡’은 MZ세대의 인스타그램 피드에 줄곧 오르내리곤 한답니다. 이 외에도 흑임자 아이스크림, 현미칩 등을 활용한 색다른 디저트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2. 탐앤탐스&이디야, 커피 대신 쌍화차!  ‘전통차 출시’

 

출처 : 투썸플레이스, 이디야 홈페이지

 

‘쌍화차’와 ‘대추차’, 더 이상 어른들만의 음료가 아닙니다. Z세대의 할매입맛이 끝없이 과거로 질주하더니 이제는 전통차까지 섭렵했습니다. 이에 카페업계는 전통차를 앞다투어 출시하며

Z세대에게는 “새로움”을, 중장년층은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디야 커피는 ‘대쌍화시대’라는 타이틀 아래 생강차, 대추차, 쌍화차 3종 세트와 꿀 호떡을 함께 선보였고, 탐앤탐스는 ‘탐의보감’이라는 재치있는 제목으로 생강차와 쌍화차를 Hot, Ice 두 버전으로 선보였습니다.

 

그런데 잠깐,

단순히 전통음식 그 자체 만으로 Z세대를 공략하려는 방식은 다소 위험합니다. 옛 것에서 새로운 매력을 발췌해내고, 이를 ‘재해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옛 음식의 전통적인 맛과 특징은 잃지 않되, 현대적 요소와의 융합을 통해 새롭고 세련된 매력을 입히는 것이 요점입니다. 

 

 

“보고 즐기다”

 

1. “이날치&앰비규어스 – 범 내려온다”

 

  

출처 : 유튜브 채널 Imagine your Korea

 

도대체 그 범은 어떻게 내려왔길래 이렇게 화제인걸까요? 경쾌한 판소리에 맞춰 정체 모를 춤을 추는 이 영상, 무려 유튜브 조회수 4000만뷰를 달성했다고 합니다. 이제는 너무나도 유명한 국악 그룹 ‘이날치’와 현대 무용팀 ‘앰비규어스’의 합작인데요.  상의는 색동한복에 하의는 트레이닝복을, 강렬한 빨강 정장에 전통모자를 쓴 그들의 독특한 춤사위를 마주한 순간, ‘전통은 재미없는 것’이라고 외치던 Z세대의 편견은 와장창 부서져 내렸습니다.  

 

 

  

출처 : Imagine your Korea 틱톡, 유튜브 채널

 

 

이들의 춤사위 만큼이나 화제인 것이 바로 배경음악 ‘범 내려온다’ 입니다. 

 

“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장림 깊은 골로 대한 짐승이 내려온다” 라는 강렬한 훅은 한 번 들으면 뇌리를 끝없이 맴돕니다. 오죽하면 ‘1일 1깡’ 대신 ‘1일 1범’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을 정도라죠. 

 

Z세대에게 사랑받는 아이돌 오마이걸, 전소미 역시 ‘범 내려온다’ 댄스 챌린지에 참여하여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습니다.

 

 

 

2. 반도를 넘어 전 세계의 Z세대를 홀린 ‘한복의 힙’

 

(좌) 영화감독 John Hornor Jacobs트위터 캡쳐 

(우) 킹덤 공식 포스터 (출처 : 넷플릭스 홈페이지)

 

“도대체 저 핫한 모자는 뭐야!”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넷플릭스 사극 좀비물 ‘킹덤’이 해외에서 인기를 끌면서 가장 화제가 된 것은 다름아닌 ‘갓’ 이었습니다. 우리에겐 너무나도 당연한 전통 복장이 해외 Z세대 시청자들에게는 신선하고 재미있는 충격으로 다가온 것이죠. 트위터에 ‘Kingdom Hat’을 검색하면 수 만개의 배꼽 잡는 트윗을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킹덤은 좀비와 멋진 모자에 대한 드라마야”

“도대체 왜 저 모자는 안에서도 벗지 않는거야?”

“저 모자가 도대체 뭔지 누가 설명 좀 해줘!”

 

영국 패션 브랜드 에드워드 크러칠리는 2021 S/S 서울패션위크에서 갓을 활용한 룩을 선보여 이목을 끌기도 했습니다. 

 

 

출처 : 아마존 웹사이트 캡쳐

 

 

이베이와 아마존에는 ‘Gat’ 또는 ‘God’ 이라는 이름으로 갓을 판매하는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제품 사진 하단의 “재고 수량 7개 남음 – 빨리 주문하세요” 라는 빨간색 문구가 갓의 인기를 실감하게 하네요.

 

 

 

출처 : 블랙핑크 How you like that 뮤직비디오

 

지난 6월 전 세계를 강타한 블랙핑크의 신곡 ‘How you like that’의 뮤직비디오 역시 해외 Z세대가 한복에 빠져들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크롭티와 미니스커트로 탈바꿈시킨 한복을 걸치고 몰입도 있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는데요.

 

해당 뮤직비디오의 조회수는 현재 7억뷰에 다다르며, 이들이 한복 의상을 입고 미국 ‘지미 팰런 쇼’에 출연해 무대를 선보인 직후에는 트위터 ‘Hanbok’ 키워드의 검색량이 무려 전일 대비 45건에서 1475건으로 증가했다고 합니다. 

 

 

“치장하고 뽐내다”

 

1. 액세서리에 새긴 우리의 역사, “라카이 코리아”

  

출처: 라카이 코리아 홈페이지 

 

 

요즘 ‘힙’하게 옷 좀 입을 줄 안다는 Z세대들이 열광하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바로 한국의 역사를 패션에 담은 스트릿 브랜드 ‘라카이 코리아’ 인데요. 신발 밑단에 ‘천 구백 사십오年 팔월 십오일’ 광복절 날짜를 새기고, 은색 팔찌에 태극기 문양을 넣는 등 우리 역사의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디자인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출처: 라카이 코리아 홈페이지 

 

라카이 코리아의 뜨거운 인기는 Z세대의 ‘미닝아웃’ 소비정신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미닝아웃’이란, meaning+out의 합성어로, 자신의 정치적, 사회적 신념을 소비행위를 통해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의 것’을 보존하고 기억하려는 이들의 신념이 소비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것인데요. 

 

더불어 이러한 소비를 SNS에 인증하고자 하는 Z세대의 ‘인증욕구’도 라카이 코리아의 인기에 한 몫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한국문화재재단X롬앤 “한복 에디션”

 

출처 : 롬앤 유튜브

 

Z세대의 사랑을 받는 뷰티 브랜드 롬앤도 우리 전통의 미를 활용한 한복 에디션을 선보였습니다. ‘연지보라’, ‘홍화코랄’, ‘담주베이지’ 등 한복의 수수한 아름다움을 연상시키는 제품명이 특징입니다. 

 

 

출처 : 롬앤 공식 홈페이지

 

 

제품 패키징 곳곳에도 한복의 단아함과 세련됨이 묻어있는데요. 한옥의 무늬를 새긴 패키징, 꽃잎의 색감을 닮은 제품 컬러 등 ‘한복’이라는 제품 컨셉 아래 부수적인 요인들이 잘 어우러진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역시 유행은 돌고 돈다고 하더니, 우리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이 2020년도 Z세대들을 매료시킨걸까요? 이미 화장품 마니아들 사이에서 롬앤 한복에디션의 ‘내돈내산’ 후기가 빗발치고 있으며 해외 K-뷰티 시장에서도 호평이 자자하다고 하네요. G마켓 글로벌 샵에서는 지난 9월 전년 대비 290%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전통의 힙에 취한 Z세대들이 먹고, 보고, 만들고, 꾸미는 모습들을 함께 들여다보았습니다. 뉴트로 열풍을 시작으로 옛 것에서 새로운 매력을 찾아내는 Z세대들의 행보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우리의 전통 속에 숨어있는 ‘힙’한 요소들을 찾아낸다면, Z세대의 이목을 끄는 방법을 보다 효과적으로 모색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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