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지거나 사라졌던 것들이 되돌아오고 있습니다. 그냥 ‘복고(Retro)’가 아닙니다. ‘새로움(New)’이라는 날개를 달고 나타났습니다. 본격적으로 작년부터 ‘뉴트로(Newtro)’열풍이 단순한 일시적 유행에 그치지 않고, 여러 분야에 걸쳐 하나의 메가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고 있는데요. ‘기약없이 떠나버린’ 시간여행자, ‘탑골GD’ 가수 양준일 씨가 30년의 세월이 지나 한국에 돌아와 신드롬을 일으킨 것도 뉴트로가 일으킨 반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나간 추억으로 소비되지 않고 향수를 간직하고 있되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인식되고 재구성, 재생산되는 것. 양준일씨가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이자 뉴트로의 현주소입니다. 뉴트로는 어떻게 이색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을까요?
'조금 촌스러운 걸 좋아하는' MZ세대
MZ(밀레니얼+Z세대) 세대는 늘 새로운 것에 목말라합니다. 재미와 신선함은 이들에게 자극요소가 될 뿐만 아니라 행동 기준과 소비 요인이 됩니다. 개성과 독특한 취향을 표현하고 싶은 욕구도 큽니다. 남과 달라야 하기 때문에 특이한 것을 관찰하고 발굴합니다. 뉴트로는 이들 세대가 직접 그 시대에 경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완전히 색다르면서, 요즘 무드와 이질적인 감성을 지녔습니다. 어딘가 불완전하고, 촌스럽지만 그 날 것의 느낌이 ‘힙’하게 느껴지고 또 즐기고 싶은 것들로 받아들여지는 것이죠. 유통가는 기성세대뿐만 아니라 밀레니얼 세대도 매료하는 뉴트로를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모든 세대에 걸쳐 충성도 높은 고객들을 확보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때 그시절 에디숀", 맥심 커피믹스 레트로 에디션
<맥심 커피믹스 레트로 에디션. 출처: 맥심>
뉴트로를 활용한 마케팅이 가장 두드러지는 업계는 식음료 분야입니다. 그 중에서도 동서식품은 꾸준히 뉴트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80년대~90년대 빈티지 감성을 고스란히 담은 ‘맥심 커피믹스 레트로 에디션’을 15,000개 제작해 한정 판매에 나섰습니다. 90년대 맥심 판촉물 중 인기가 높았던 머그나 보온병을 스페셜 굿즈로 재생산한 것이죠. 흥미로운 점은 패키지나 광고에 적힌 타이포그래피가 서체나 스타일 외에 ‘에디-숀’, ‘셑-트’, ‘있습니다’ 등 옛날 맞춤법까지도 그대로 재현한 것입니다. 판매처가 온라인몰 2군데,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밖에 되지 않았는데, 온라인몰에서는 판매 개시와 동시에 물량이 조기 소진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합니다. 인기에 힘입어 초도물량 외에 추가 생산해 판매할 예정이라고 공지하기도 했습니다.
단종템의 귀환, 코렐 올드타운블루 & 스프링블라썸 재출시
<좌: 코렐 올드타운블루, 우: 스프링블라썸 밀크글라스 출처: 코렐 인스타그램>
단종되고 세월이 지날수록 가치가 올라가는 것들이 있죠. 엄마들의 식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던 ‘코렐’ 도 예외는 아닙니다. 빈티지 코렐은 온/오프라인 중고장터에서 원래 가격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판매되기도 합니다. 테두리를 따라 둘러진 심플한 패턴이 그려진 제품들이 시간이 흘러 빈티지 감성과 트렌디함을 두루 갖춘 테이블웨어로 더욱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것인데요.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1970년대 출시돼 인기를 모은 올드타운블루 패턴과 스프링블로썸 밀크글라스가 한국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패키지로 출시됐습니다. 코렐 공식 온라인몰에서 단독판매된 이 제품들은 소비자들의 반가움을 사며 문의가 끊이지 않았는데요. 은은한 카키색 데이지 패턴이 매력적인 스프링블로썸 밀크글라스는 재고가 빠르게 소진돼 재입고 문의가 잇따랐습니다. 올드타운블루는 기존의 패턴을 바탕으로 현대 감성에 어울리는 코발트블루 색상을 더해 뉴트로 감성에 한껏 힘을 줬습니다. 같은 라인의 다양한 사이즈와 제품 종류도 함꼐 출시되기를 바라는 소비자들의 수요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추억을 팝니다, 이마트 '뉴트로 기획전' 개최
<이마트 뉴트로 기획전에서 판매하는 ‘추억의 종이 인형’. 출처: 이마트>
이마트는 70~80년대를 떠올리는 추억의 먹거리와 추억의 완구들을 엄선한 기획상품, 장수 브랜드의 레트로 패키지 제품들을 할인가에 선보이는 ‘뉴트로 기획전’을 마련했습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을 지속하자 일상에서 소소한 즐거움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콘텐츠로서 오프라인 쇼핑 전용 제품을 기획하게 됐다고 하는데요. 기성세대들의 어린 시절 문구점에서 볼 수 있던 종이인형, 탱탱볼, 무지개스프링, 공기놀이 등 추억의 완구를 재현한 제품을 비롯, 장안의 화제가 됐던 ‘달고나 커피’ 외에 진짜 달고나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조리도구 세트가 대표 상품입니다.
<이마트 뉴트로 기획전에서 선보이는 ‘냉동 삼겹살’(좌)과 ‘옛날 통닭’(우). 출처: 이마트>
은박지를 깔고 불판에 구워먹던 ‘냉동 삼겹살’과 노란 종이 봉투에 담긴 ‘옛날 통닭’도 중년 이상 세대에게는 익숙함을 불러 일으키지만, MZ세대에게는 신선한 경험으로 다가옵니다. 무엇보다 코로나로 인한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뉴트로 마케팅을 전면에 내세워 소비자 지갑을 열게 하려 했다는 점에서 뉴트로가 산업 전반에 두루 걸쳐 중요한 화두로 여겨지고 있다는 점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뉴트로, 단순한 과거 재현은 금물!
사회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위트는 환기가 되고 힐링이 됩니다. 뉴트로는 바로 이런 지점을 잘 수행하고 있습니다. 아날로그가 주는 특유의 감성과 편안함에 대한 니즈도 만족시키면서 말이죠. 다만, 경계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뉴트로 콘셉트만 대충 맞춘 상품이나 홍보, 광고 전략을 내세워 유행에 편승하려 하는 것은 오히려 소비자 피로도만 증가시킬 위험이 있습니다. ‘국민 물병’으로 인기가 높았던 한 주스 브랜드는 빈 주스 병과 빈티지 감성의 유리잔을 구성품으로 포함한 주스 선물세트를 선보였는데, 2일만에 3천 세트가 완판됐지만 일각에서는 가격을 과도하게 높게 책정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뉴트로가 하나의 문화 현상임을 감안할 때, 좋은 콘텐츠를 내놓기 위해 끊임없이 옛 것을 관찰하고 발굴해 요즘 감성에 맞게 녹여내는 아카이빙 작업이 계속되어야 합니다. 설득력 있게 추출된 데이터를 스토리텔링해 재가공된 양질의 뉴트로 경험을 제공하려는 노력은 세대를 넘나들며 풍부하게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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