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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홍보영상에 K-좀비가, 메타버스에 한옥마을이? 특이점이 온 2021 지자체 홍보 트렌드

PRG 매거진

by 피알게이트 2021. 10. 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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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가 여행지도 바꿨습니다. 캠핑을 비롯해 외국 부럽지 않은 경치로 이목을 끄는 국내 여행지들도 많아졌고요. 이런 흐름 속에 각 지역의 지자체들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죠. 글보다 영상이 익숙하고 위트와 유머 속에 정보를 섞어도 개의치 않는 사람들을 위해 기존의 방식을 탈피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홍보하고 있습니다. 지자체에서 만든 잘 만든 영상이나 포스팅 하나에 열광하는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열일하는 지자체들의 2021 홍보 트렌드를 소개합니다.

‘돈 복사’ 범인이 2020도쿄올림픽 양궁 금메달리스트 김우진 선수? 청주시 바이럴 영상

급이 다른 '꽁돈' 공모자들, 그들은 도대체 어떤 거사를?? - 청주시청 유튜브 영상 https://youtu.be/Y_D2jSiC4Vo

 

‘공모자들’이라는 제목의 이 청주시 홍보영상은 코로나19로 위축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청주페이 활성화를 목적으로 B급 감성을 담아 느와르 영화 컨셉으로 제작한 바이럴 영상입니다. 


이 영상에는 특별히 청주시청 소속의 2020도쿄올림픽 남자 양궁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김우진 선수’가 주인공으로 출연해 화제를 모았는데요, ‘청주페이의 10% 구매 혜택’을 ‘돈 복사’라는 컨셉으로 설정, 김우진 선수가 범죄의 범인인 ‘돈복사맨’으로 분해 청주페이의 장점을 알리는 능청스러운 연기가 웃음 포인트입니다.

 

이외에도 범인을 잡으러 온 경찰특공대는 전문 연기자가 아닌 청주시청의 직원들과 현장 기자들이라는 사실(!)  담당 지역홍보를 위해 열일하는 직원분들에게 박수 한번 주세요~!

 

‘안산에 안 사는 안산선수 없는 안산집’에 축하 꽃바구니 보낸 올림픽 과몰입러, 안산시

한편, 또 한 명의 2020도쿄올림픽 히로인이자 양궁 금메달리스트 ‘안산 선수’로 뜻밖의 홍보효과를 얻고 숟가락까지 얹어버린 안산시가 있습니다. 실제로 올림픽 직후, 안산 선수가 동명으로 인해 안산 출신이라는 루머 아닌 루머가 돌기도 했는데요, 이 분위기를 포착한 안산(安山)시는 안산 선수의 이름과 한자까지도 똑같다며 SNS상에서 너스레를 떱니다. 실제로 그녀는 안산시와는 1도 연관이 없는 광주광역시 출신입니다…(!) 

 

“안산 없는 안산 집에 안산시의 선물, 감사합니다"    (출처 : 안산 선수 인스타그램 @ssaaaann__22)

 

이에 더해 안산시청은 안산에 안 사는 안산 선수 없는 안산집(안산선수의 친언니집)에 깜짝 우승축하 꽃바구니까지 보냅니다. 축하 꽃바구니를 대신 전해 받은 안산 선수의 언니가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안산시청에 감사 인사를 전하고, 이를 알게 된 안산 선수가 본인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리포스팅 하며 ‘안산없는 안산집에 보낸 안산시의 선물’에 감사인사를 하며 안산시와 안산선수가 콜라보한 밈(meme)이 탄생합니다.

 

(출처: 안산시 공식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ansancity)

안산에 가본적도 없다는 안산 선수를 안산시 홍보대사로 위촉해야 되지 않겠냐고 호소하는 안산시 SNS부터, 안산역의 안산역장이 안산선수 축하글을 역사에 내걸기도 하고요.

 

“이유는 없어! 그냥 즐겨~ 무야호!”

 

이재원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연구소 연구위원은 이 시대의 밈(meme) 트렌드는 MZ세대의 기존의 흐름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비선형적 사고방식이 만들어내고 있는 현상이자 하나의 놀이문화라며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MZ세대는 여러 온라인 콘텐츠와 그곳에서 파생된 링크를 넘나들며 정보를 빠르게 흡수한다. 과거와 현재, 미래 같은 시간 개념 또는 기승전결 같은 흐름에 구애받지 않고 필요할 때 바로 찾아 활용하는 식이다. 또한 재미와 즐거움을 추구하고, 여기서 나아가 콘텐츠를 소비할 뿐 아니라 생산하는 데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따라서 과거에 만들어진 콘텐츠를 발견하거나 다시 가공해 끌어올림으로써 만족을 얻는다.”
 

(참고 뉴스: ‘롤린’ ‘무야호’ ‘사딸라’…‘역주행’ 주도 MZ세대/ 신동아/ 2021.07.08)
 https://shindonga.donga.com/Print?cid=2775598

 

국민영웅을 축하하겠다는데 역시 이유가 없었던 안산시의 유쾌한 행보가 앞으로도 기대됩니다.

 

지자체 영상에 K-좀비가…? 홍보영상 만들랬더니 좀비영화 제작해 버린 영주시

【나는 좀비다】Episode 1. 나는 좀비다 - 영주시 공식 유튜브 https://youtu.be/AAbBn6SfN3I

전 세계를 사로잡은 좀비 블록버스터 ‘부산행’, ‘킹덤’ 열풍에 이어 K-좀비를 지역 홍보영상에까지 끌어들인 영주시 이야기입니다. ‘부산행을 뛰어넘는 Korea 좀비 시리즈’라고 자체 소개하는 그 알 수 없는 근자감까지 매력적인 영주시의 홍보영상 ‘나는 좀비다’. 무려 5편으로 만들어진 시리즈물로, 의외의 탄탄한 스토리 전개와 몰입감으로 지자체 홍보영상인지 단편영화인지 보면서도 헷갈리기 쉽습니다.


지자체 홍보영상이라는 것을 눈치챌 수 있는 관전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소품으로 등장하는 영주시의 명물 ‘풍기 인삼’’, 좀비물 속 배경으로 등장하는 아름다운 영주시의 관광 스팟(소백산, 무섬마을, 소수서원, 부석사, 후생시장 등)들을 찾아내는 것. 


‘영플릭스(영주시+넷플릭스) 상반기 기대작 개봉’, ‘본 영상은 과대광고를 포함하고 있다’는 뻔뻔한 영상 소개말까지도 재미있습니다. 만만하게 클릭해봤다가 나도 모르게 매료되어 5편까지 정주행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지도! 

 

가상현실에서 전주한옥마을 언택트 여행을? 전주시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홍보  

 

<영상> 전주공예품전시관 유튜브- 제페토(ZEPETO) × 전주공예품전시관 탐방기

장기화된 코로나19로 글로벌 트렌드로 급부상한 플랫폼 ‘메타버스’. 지난 3월, 대학가에서는 입학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신입생들의 아쉬움을 달래듯 ‘제페토’ 세상의 가상의 대학 캠퍼스에서 아바타를 통해 입학식이나 축제 등의 대규모 행사들을 즐길 수 있게 해 화제가 됐습니다.


올 9월에는 지자체 관광홍보 방안에도 메타버스가 활용되었는데요, 제페토 세상에 ‘전주한옥마을’이 세워진 것입니다. 오랜 시간 한옥의 가치를 알리고 젊은 세대들과 외국인들이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현대화하며 소통해온 전주시는 최근까지 한국관광공사와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 제트 등과 전주시의 홍보방안을 논의해 왔습니다. 그 결과 대표 관광지인 전주한옥마을과 전주역 앞 첫마중길 등 관광거점도시 전주의 주요 관광명소들을’ 국내 대표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 세상에 들여놨습니다. 


이용자들은 아바타를 통해 가상공간 속 전주를 둘러보며 언택트 여행도 즐기고, 향후 전주 관광계획도 세워볼 수 있는데요, 비대면 시대에도 예비 관광객들과의 소통을 잃지 않은 전주시의 활약이 돋보입니다.

(참고 뉴스: 인사이트 코리아 http://www.insight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90733)


그렇다면 이런 지자체들의 노력에 대해 중앙 정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요?

 

한국관광공사는 글로벌 유튜브 계정 운영에 진심입니다. 최근 한국관광공사가 영화 ‘매드맥스’와 비슷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패러디해 만든 서산 홍보영상인 ‘머드맥스(mud max)’가 세계적으로 화제입니다. 어부들이 올라탄 경운기들이 갯벌을 달리는 장면이 나오는 이 영상은 한달만에 유튜브 조회수 2000만회를 넘겼습니다. 갯벌을 보유한 지역의 특색과 영상미, 글로벌한 관심도, 콘텐츠의 위트가 모조리 담겨있습니다. 

 

한국관광공사 홍보영상 '머드맥스'  https://www.youtube.com/watch?v=RMD91n01DuA

해당 영상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제작한 한국 관광 홍보영상 ‘K힙합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Feel the Rhythm of Korea)’ 시즌 2 중 일부로 서울, 부산, 통영, 대구, 서산, 순천, 경주, 안동, 강릉, 양양 등 10개 도시에서 촬영된 8편으로 구성돼있습니다. 

지금까지 사례로 든 지자체 및 한국관광공사 홍보 방식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기존에 유명했던 지자체의 홍보거리를 벗어나서 단어 하나, 셀럽 하나도 놓치지 않습니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거부감도 없습니다. 이런 변화는 간절함에서 나온다고 생각하는데요, 지역 홍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은 지역 활성화를 위한 간절함이 쌓여온 결과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지역 홍보라고 하면 작은 단위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유튜브나 메타버스를 활용한 홍보방식들은 더 이상 지역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언제고 외부 지역으로, 더 나아가 글로벌로 나갈 준비가 되어 있는 듯합니다.

지자체 홍보의 스케일이 커지고 있습니다. 아마도 앞으로 지자체 홍보의 퀄리티는 머드맥스 수준을 훨씬 넘어가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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