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알게이트 블로그

진짜 안식월 쓸 수 있어요? 한달 쭉 쉬어요? 어때요? 본문

PRG 이야기

진짜 안식월 쓸 수 있어요? 한달 쭉 쉬어요? 어때요?

피알게이트 2022. 12. 30. 18:21

피알게이트 블로그는 보통 정보나 트렌드를 주로 전달드리고 있지만
이번 콘텐츠만큼은 올해를 마무리하며 한템포 쉬어가는 코너로 준비했습니다.

얼마전 마무리한 제 2번째 안식월을 되돌아보며 
당사자는 정말 어떤 생각이었는지! 에 대해 에세이처럼 공유해볼까 합니다 :)

 

이미 안식월을 경험해보신 분들은 본인과 같은지,

앞으로 안식월을 가실 분들은 본인이 어떨지 생각해보시면서 편히 읽어봐주세요.

 


<Before 안식월! 부러운 시선들>

안식월! 하면 '너무 좋겠다', '축하한다' 등의 반응들이 쏟아지는데요~ 
안식월이 PRGATE에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주변에선 종종 복지가 있어도 진짜 쓸 수 있는 환경의 회사는 드물다는 이야기가 많더라고요.

정말 진심으로 부러워하는 클라이언트, 관계사, 기자님, 동료들을 뒤로 하고 

사실 본인은 실감이 나지 않는 상태랍니다.


평소 내가 하던 업무가 있는데 내가 자리를 비우면, 남은 팀원들이 백업이 가능할까, 
내가 마무리하고 가야하는 업무는 어디까지인가를 챙기다보면 

전날 혼자 야근하고 있는 제 모습을 보게됩니다....(너무 솔직했나요)

하지만 야근을 하더라도...! 
퇴근 카드를 찍고 나가는 마음은 그렇게 홀가분할 수가 없어요!! 
(이때의 극적인 심리를 위한 빌드업이라 생각하세요 ㅎㅎ)

 

 

<During 안식월! 전반전>

사실 한 3일까지는 실감이 안납니다. 

주말인 것 같기도 하고, 연차를 좀 붙여서 쓴 것 같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한 3일이 지나고 나면!
메일도 안보고, 업무 문자와 카톡에서도 해방되고, 

전화 통화도 하지 않아도 되는 완전한 워크 디톡싱 상태에 접어들면!

내가 이렇게 게을러질 수 있구나, 내가 그동안 어떻게 그렇게 출퇴근을 하며 
하루에 많은 일들을 해냈지? 라는 생각이 듭니다.

 

동시에 '하지만 이 게으른 생활이 싫은 건 절대 아냐!'라는 생각이 든답니다.
공식적으로 휴업중인 직장인이니까요!!

 

 

<During 안식월! 후반전>

물론 이 안락한 심리 상태가 한달 내내 계속 지속 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 이상이 지나고, 10일, 7일, 5일 밖에 남지 않은 때가 되면 
점점 지난 안식월이 정말 손살같이 지나가버린 것만 같고, 복귀일이 두려워집니다.
(진짜 이때가 순삭이라는 단어가 딱! 떠오르는 시점)

그래, 잘 쉬었으니까! 가서 열심히 일해야지~라는 철든 생각과 더불어
아.. 말도 안되! 언제 다 지나가버린거야! 라는 현실 부정이 

하루에도 수십번씩 냉온탕을 오가듯 변덕을 부리는 시즌이 옵니다.

 

 

<안식월 종료 하루전! 왠지 모를 긴장감>

두구두구. 그날은 기어코 오고 맙니다.
안식월 마지막날이면, 바로 다음날로 다가와버린... 출근 준비를 해야하는데요.

안식월 전에는 별 준비도 안했던 것 같은데 왠지모르게 엄청난 길을 떠나는 것 같은 각오를 하게 됩니다.
애써 궁금해 하지 않으려 했던 브랜드들의 프로젝트나 일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혹은 안식월이 끝나가는 게 너무 슬픈 마음이 들기 시작하면...!

저처럼 새벽 4시까지 잠못이루는밤이 되어 버립니다...ㅎㅎ
(사실 내일 아침에 제 시간에 일어나서 출근할 수 있을까가 제일 큰 걱정입니다 ㅎㅎ)


<안식월 종료! 복귀날>

생각보다 큰 일은 벌어지지 않습니다.
저를 제외한 모든 동료들은 언제나처럼 근무를 하고 있고, 제 시간만 2배속으로 가는 기분이긴 합니다.
산더미처럼 쌓인 메일을 확인하고, 지난 한달간 있었던 굵직한 업무들을 공유 받고 

이제 내가 해야할 일은 무엇인지를 파악하면 퇴근시간이거든요.

 

 

<다음 안식월을 기다리며>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하루하루를 쳐내는 직장인이 

공식적으로 한~숨 푹 쉬어갈 수 있는 꿀같은 시간은 어찌보면 꿈같은 일입니다.

저는 안식월동안 여행도 하고, 맛있는 것들도 먹고, 늦잠도 푹 잤지만 
어딘가 모르게 '홍보'와 '마케팅'과는 한발짝 떨어져 있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매일 트렌드와 기획에 엉켜 지내다 보니 일부러라도 거리를 두어야 제 자신에게 진정한 쉼을 줄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안식월을 쉬고 돌아왔나~ 싶긴 하지만
그래도 스트레스는 좀 덜어내고, 

업무가 아닌 나를 위해 시간을 쓰면서 내 자신을 좀 더 돌보고 살펴본 소중한 시간이었던 것은 틀림 없습니다.

우리 모두 열심히 일하되, 충분히 비우고 쉴 수 있는 2023년이 되길 기대해보아요.


ps.
PRGATE에서만 10년차가 되어가고 있으니 3번째 안식월 아니냐~하실 수도 있겠네요.
PRGATE는 근속년수 3년이 채워지면 그때마다 안식월이 주어집니다.

그러니 저의 3번째 안식월은 내년에 또 생기겠죠?ㅎㅎ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