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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한 느낌? 오히려 좋아! 기성세대의 향수와 MZ세대의 흥미를 자극하는 레트로 열풍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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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한 느낌? 오히려 좋아! 기성세대의 향수와 MZ세대의 흥미를 자극하는 레트로 열풍

피알게이트 2023. 6. 23. 14:09

유행은 일정 주기로 돌고 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요. 2019년부터 시작된 레트로 열풍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나지 않고 4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레트로 열풍에는 대한민국 트렌드의 중심인 MZ세대가 있는데요. 기성세대가 느끼는 ‘촌스러움’에 MZ세대가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레트로’는 과거의 기억을 그리워하고 향수를 느끼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요즘은 ‘새로움(new)’과 ‘레트로(retro)’가 합쳐져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뉴트로(new+tro)’나 ‘힙하다’는 표현과 합성된 ‘힙트로(hip+tro)’ 같은 새로운 신조어로 확장돼 말하기도 합니다. ‘레트로’는 단순히 과거의 유행이나 스타일을 회상하기 위한 기성세대의 도구가 아니라, 현대적인 해석이 더해져 그 시대와 시기에 살지 않고 실제로 경험한 적 없는 MZ세대가 그리움과 아련함을 느끼는 ‘감정’ 즉, ‘아네모이아 (출처: 비마이비)’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을지로 노가리 골목 (이미지 출처: 서울시 공식 관광정보)

 

하지만 단순한 레트로 감성으로는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어렵습니다. 근래에는 브랜드들이 향수를 자극하는 공간을 활용해 젊은 세대에게 신선함을 주고 있는데요. 오늘은 향수를 자극하면서 트렌디함을 더한 공간의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1. 카페 어니언 광장시장점

지난 해 오픈한 ‘어니언 광장시장점’은 과거와 현재가 잘 융합된 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사실 MZ세대는 시장에 많은 추억을 가지고 있는 세대라기 보단, 전통시장이 주는 익숙하면서 올드한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알고 있는 세대입니다. 그런 그들을 레트로한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형성할 수 있는 시장이란 공간으로 데려올 수 있었던 건 로컬스러움과 현대적인 조화가 느껴지는 어니언의 컨셉 때문입니다.
어니언 광장시장점은 60년 간 금은방을 운영했던 옛 공간을 재탄생 시켰습니다. 금은방에서 사용한 오래된 목재를 재활용하여 매대를 만들고 별도 출입구 없이 합판으로 된 테이블을 설치해 포장마차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실 수 있도록 했습니다. 테이프, 플라스틱 의자 같은 광장시장에 사용되는 재료와 소재들을 적극 활용하면서도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어니언만의 감성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특히나 종이 박스에 매직으로 대충 적어 놓은 듯한 메뉴판은 시장 그대로의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힙한 느낌을 더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카페 어니언 인스타그램

 

또한 긴 역사를 가진 시장에서 운영하는 만큼 기억과 추억이라는 키워드에 맞춰 원두 ‘노스탤지어’를 선보였고, 다른 지점과 달리 시장 물가에 맞춰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을 3,500원으로 책정했다고 하는데요. 2030세대의 젊은이들과 시장을 찾는 다양한 연령대가 모이면서 광장시장점은 어니언의 전 지점 중 가장 다양한 고객층이 방문하는 매장이 되었다고 합니다. 로컬스러움과 익숙함에서 끌어낸 현대적 면모가 더욱 이곳을 힙하게 만든 것 같죠? 😊

 

 

2. 스타벅스 경동1960점

스타벅스 경동1960점은 옛 경동극장을 개조한 매장으로 1960년대 극장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데요. 1960년대에 지어져 30년 넘게 운영 되었던 경동극장이 1994년 문을 닫고 28년 간 방치돼 있었으나 작년 말에 레트로한 공간으로 새롭게 오픈했습니다. 매장 내부는 60년대 옛날 극장의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인테리어 요소를 활용했는데, 1960년대 목조식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며 3~4층으로 이어진 극장 관람석을 계단식 좌석으로 되살렸습니다. 매장 한쪽 벽면에는 영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것처럼 주문번호나 닉네임이 나타나고 실제 영사실이었던 공간은 직원 휴게실로 개조했다고 해요. 이렇게 옛 극장의 흔적을 찾으며 오래 된 공간이 주는 레트로한 감성과 현대적 해석이 주는 신선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 하였습니다.

 

이미지 출처: 신세계 그룹 뉴스룸

 

경동시장은 전통시장이나 약재시장으로 잘 알려진 곳이라 젊은 세대의 관심을 얻기에 어려운 공간이었는데요. 점차 기성세대에게도 낡고 불편한 곳이 되어가는 시장이 젊은 세대가 이끄는 트렌드에 따라 매력적인 공간으로 재창조되었습니다. 특히나 이 곳은 스타벅스 커뮤니티로 지역 상생을 도모하기 위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작되었기 때문에 더더욱 MZ세대의 관심을 받게 된 것 같습니다!


3. 망우삼림

 팬데믹을 겪으며 왕가위 감독의 영화 ‘화양연화’, ‘중경삼림’, ‘천장지구’ 등 홍콩 영화가 OTT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며 극장 재개봉까지 했는데요. 198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까지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홍콩 영화와 스타에 열광했고 기성세대가 된 그들에게 이제 홍콩영화는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향수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Z세대는 80~90년대 배경의 빈티지한 홍콩 컨셉을 신선한 컨셉으로 느끼면서 홍콩 영화는 시티팝과 함께 레트로 감성의 대명사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나 필름카메라와 플래쉬 사진 등이 Z세대 사이에는 뉴트로 컨셉으로 인기를 끌면서 올드한 홍콩 배경이나 빈티지 소품과 의상을 활용한 사진도 하나의 유행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 커플 유튜버 ‘엔조이 커플’이 홍콩 빈티지 스타일 웨딩 화보를 촬영하면서 더더욱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웨딩 화보 뿐만 아니라 개인 화보도 같은 컨셉으로 촬영하고 있다고 해요.

 

이미지 출처: 엔조이커플 인스타그램

 

 을지로에 위치한 필름현상소 ‘망우삼림’은 필름카메라 감성과 홍콩 빈티지 컨셉으로 Z세대들이 많이 찾는 핫플이 되었습니다. 홍콩 영화 매니아인 대표님 취향에 맞춰 레트로 소품과 조명으로 인테리어가 돼 있어 공간 자체가 홍콩 영화의 한 장면처럼 느껴지는데요. 레트로 유행을 타고 필름카메라의 매력에 빠진 2030세대는 이곳에서 아날로그가 주는 감성 뿐만 아니라 필름 현상을 기다리는 시간동안 홍콩 영화의 낭만까지 느낄 수 있답니다!

 

이미지 출처: 망우삼림 인스타그램

 


레트로 열풍 속에서 이제 MZ세대는 부모님과 같은 트렌드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슬램덩크’, ‘중경삼림’ 같은 부모님 세대가 열광했던 작품이나 곱창밴드, 폴더폰 등의 유행 아이템이 재부상하면서 MZ세대가 오히려 부모님께 그 당시 유행에 대해 배우고 있는 셈이죠! 이처럼 세대 간의 소통이 이어지면서 브랜드는 타깃을 확대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오랜 헤리티지를 가진 브랜드는 빈티지한 감성으로 젊은 세대에게 새롭게 다가가 되, 기성세대에게는 과거의 추억을 자극할 수 있고요. 젊은 세대가 중심 소비자였던 신규 브랜드 역시 기성세대에게 익숙함을 줄 수 있는 톤앤매너로 접근한다면 장벽을 낮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레트로 열풍이 더 이어질 지 기대가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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