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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테니까 만들라고! 능동적 소비자 팬슈머

피알게이트 2020. 12. 31. 11:59

바야흐로 팬슈머의 시대입니다. 2020년 10대 트렌드로 지목된 팬슈머(Fan+Consumer)는 단순한 소비자가 아닌, 직접 상품과 서비스를 기획하고 투자하며 제조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행동주의 소비자’를 말하는데요, 브랜드나 콘텐츠에 대한 ‘팬심’을 기반으로 유행을 만들어 온 이들은 이제 기업들보다 앞서 달리며 유행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1. 민트초코가 세계를 지배한다. 민초단이 만든 대유행

 

 

 

 

<출처 : 동서식품/길림양행/인절미닷컴>

 

‘상쾌한 박하향 vs 치약맛’ 논쟁은 익숙하시죠. 하와이안 피자와 함께 호불호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민트초코는 팬슈머의 힘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미국 베스킨라빈스 본사에서 1948년에 개발한 민트초코 아이스크림은 1990년 한국에 상륙한 이후 꾸준히 민초단 세력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에는 한 글로벌 아이스크림 회사가 진행한 ‘이달의 인기 메뉴’ 설문조사에서 당당히 2위를 차지했으니 소수취향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게 됐습니다.

민초단의 중심은 단연 인터넷 놀이문화를 주도하는 밀레니얼 세대인데요, 이들은 SNS를 통해 민트초코를 홍보하고 호불호 입장표명을 요구하는 밈을 유행시키는 등 민트초코에 대한 사랑을 놀이문화로 승화시키고 있습니다. 민초단의 영향력이 늘어나면서 시장에서도 호응하고 있는데요, 아이스크림을 넘어 쿠키, 아몬드, 떡, 스프레드 등 잇따라 관련 상품이 소개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인스턴트 원두커피 시장에서 ‘민트초코라떼’를 출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민트초코가 세상을 지배하는 날도 머지않았군요.

#2. 후원하게 해주세요 제발요. 굿즈 만들어주세요 제발요.

 

<출처 : 유튜버 ‘HAHA HA’ 댓글 일부>

 

유튜버들의 주 수입원은 컨텐츠 중간에 삽입되는 ‘후원’과 ‘광고’입니다. 때문에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몰입에 방해가 된다며 꺼리더라도 컨텐츠마다 광고 한두 개씩은 꼭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데요. 그런데 여기 ‘제발 후원 좀 받아달라’며 시청자들의 구애(?)를 받고 있는 유튜버가 있습니다. 참 특이한 일이죠.

역사상 유례없는 적극적 소비자, 팬슈머는 없는 사업을 만들어내기까지 합니다. 한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당황하게 한 구독자들의 사례가 대표적이죠. 이 크리에이터는 광고수익을 위해 자극적인 컨텐츠를 만드는 평범한 크리에이터와 달리, 시골에서 길고양이를 돌보는 모습을 담담하게 보여주는 컨텐츠만으로 수십만의 구독자를 모았는데요. 구독자들이 제발 후원 기능을 열어달라고 간청하는 한편, 굿즈를 만들어 달라고 끊임없이 호소한 거죠. 결국, 이 유튜버가 등 떠밀려 만든 첫 번째 굿즈 달력 세트는 판매 1시간 만에 완판했습니다.

그 뒤로도 이 적극적인 팬슈머 구독자들은 폰케이스, 카톡 이모티콘 등 상품들을 출시하게 하고, 순식간에 완판시키며 유튜버에게 '또 구독자 여러분을 과소평가했나 봅니다'라며 자괴감에 빠지게 만들고 있다고 하네요.

#3. 오랜만에 가위질 좀 해볼까? 다시 돌아온 와와109 

 

<출처 : 텀블벅>

 

팬슈머는 단종된 제품에 새 숨을 불어넣기도 합니다. 얼마 전 ‘와와109’가 폐간 10년 만에 화려한 복귀를 알려왔습니다. 2000년대 초반에 초등학교를 다닌 8090세대라면 서툰 가위질로 편선지를 오렸던 기억이 새록새록 날텐데요.

와와 잡지는 그 시절의 향수를 그리워하는 팬들의 요청에 펀딩으로 모금을 시작한 지 하루 만에 목표금액인 2500만원을 달성하고 마감일에는 약 1억 9000만원이나 후원금을 모았는데요. 뜨거운 성원에 응답하고자 와와일공구 측은 총 4번의 펀딩을 통해 1년간 와와 잡지를 출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짧게 살펴봤지만 이제 정말로 팬슈머가 시장의 주인이 되어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네요. 기업과 팬슈머의 수평적 파트너십이 만들어 갈 내일의 상품과 서비스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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