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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텍스트로 된 기사만 보시나요?”

피알게이트 2016. 9. 27. 11:28

 

빼곡한 글자, 비슷비슷한 사진… 매일매일 새롭게 쏟아지는 기사가 혹시 지루하게 느껴지시나요? 그렇다면 당신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줄 새로운 형태의 기사를 만나보세요!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은 인터렉티브 뉴스부터 현장의 360°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VR영상까지! 보고, 듣고, 즐기는 것만으로도 당신의 경험과 감각이 확장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인터렉티브 뉴스 – 뉴스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시각적인 콘텐츠

모니터를 꽉 채운 사진과 영상,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한 모션그래픽, 마치 한 권의 책을 읽은 듯한 깊이 있는 스토리…

 

인터렉티브 뉴스가 처음 등장한 것은 사실 꽤 오래 전의 일입니다. 때는 바야흐로 2012년 12월. 뉴욕타임스는 인터랙티브 뉴스 <Snow Fall>을 통해, 같은 해 2월 발생한 워싱턴 주 캐스케이드 산맥의 눈사태에 대해 집중 조명했는데요. ‘캐스케이드 눈사태’라는 소재가 다소 시의성이 지나 보일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사 자체의 가치와 시각적인 전달력을 더해 시간이 지나도 그 가치가 변하지 않는 새로운 포맷의 콘텐츠를 만드는데 집중했습니다.

 

▲ New York Times <Snow Fall>

 

뉴욕타임스는 사건에만 초점을 맞추던 기존의 기사와는 달리, 눈사태의 원인, 역사, 구조과정 등을 상세히 소개함으로써 보다 깊이 있는 내용을 완성했습니다. 아울러 사진, 인터뷰 영상, 주변 산세와 산사태의 위치를 한 눈에 보여주는 3D 그래픽영상, 폭풍의 이동 경로를 보여주는 위성영상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자료를 활용해 그 내용을 시각적으로 전달하는데 주력했습니다.

 

당시 뉴욕타임스의 편집장이었던 질 에이브럼슨은 “Snowfall은 뉴욕타임스의 온라인 스토리텔링이 멋지게 진화한 순간”이라며 그 감회를 밝혔는데요. 이듬해 열린 온라인 저널리즘 국제심포지엄에서는 “이제 ‘snowfall’은 환상적인 그래픽, 비디오, 모든 종류의 멀티미디어를 통해 이야기를 전하는, 언론계의 관용적 표현이 되었다”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 아시아경제 <그 섬, 파고다>

 

국내 언론사도 인터랙티브 뉴스를 활용해 다양한 실험을 해 왔습니다. 조선일보는 지난 2013년 프리미엄 조선을 통해 북한 꽃제비와 탈북 2세 어린이들의 한국 정착기를 다룬 <와글와글 합창단>을 선보였고요. 아시아경제는 파고다공원 속 노인들의 삶과 애환을 다룬 20회 지면기획을 토대로, ▲인터렉티브 뉴스 <그 섬, 파고다> ▲책 <그 섬, 파고다 - 지금의 나는 미래의 너다> ▲사진전 <그 섬, 파고다> 등 다양한 콘텐츠를 공개했습니다.

 

▲ 한국일보 <메르스를 막아라>

 

한국일보 역시 인터렉티브 뉴스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요. 인터뷰, 게임, 온라인 사진전 등 다양한 포맷의 인터랙티브 뉴스를 통해 뉴스 소비자들에게 보다 쉽고 재미있게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메르스 사태가 터졌을 땐, <메르스를 막아라!>라는 퀴즈게임 형태의 인터랙티브 뉴스를 공개했는데요. 뉴스 소비자가 직접 검역관이 되어 공항, 병원, 대책본부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마주하고, 그 해결 과정을 통해 전염병 확산 방지 지침을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인터렉티브 뉴스’는 ‘무엇’을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무엇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로 확장된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진, 영상, 인포그래픽, 모션그래픽 등 다양한 비주얼 효과를 활용해, 텍스트가 가진 한계를 보완하고 시각적인 전달력을 강화한 것이지요. 글로만 구성된 기사가 단조롭게 느껴진다면, 인터렉티브 뉴스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만나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360° VR(Virtual Reality) 영상 – 현장을 보다 생생하게 전달하는 콘텐츠

360° VR영상은 특수카메라로 현장의 전∙후∙상∙하∙좌∙우를 전방위적으로 촬영한 영상 콘텐츠입니다. 웹이나 모바일을 통해, 화면을 360° 돌려가며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인데요. 기존의 평면적인 프레임에서 벗어나 현장을 보다 입체감있게 전달하기 때문에, 영상 속에 들어가 있는 듯한 생생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영상콘텐츠를 주로 제작해 오던 방송매체뿐만 아니라, 조선일보나 한국경제 같은 신문매체도 이 360° VR영상을 활용한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 New York Times <The Displaced>

 

언론보도에 360° VR영상이 처음 사용된 것은 2015년 11월 뉴욕타임스의 <The Displaced>라는 기사를 통해서입니다. 이 기사는 360° VR영상을 통해 내전 국가의 어린이들이 처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담았는데요.

 

폐허가 된 마을에서 빈 탄피를 가지고 노는 우크라이나의 오렉(Oleg, 11), 내전을 피해 악어가 득실거리는 늪을 빠져 나오면서도, 전쟁으로 죽는 것보다 차라리 악어에게 잡혀 먹히는 것이 더 낫다고 말하는 남수단의 추올(Chuol, 9), 레바논 오이농장에서 고단한 피난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시리아의 하나(Hana, 12)까지…

 

가상현실을 통해 세 어린이의 참혹한 일상을 보여줌으로써, 먼 나라의 비극을 마치 내 눈앞에서 벌어진 일인 것처럼 체감하게 해주었습니다. 이 기사로 뉴욕타임스는 영상 콘텐츠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2016년 칸 광고제에서 모바일과 엔터테인먼트 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하는 영광을 차지하기도 했죠.

 

VR조선 홈페이지

 

국내 언론사 역시 VR영상을 활용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조선일보인데요. 지난 2월, 조선일보는 ‘Beyond the Frame, VR Chosun’이라는 슬로건을 전면에 내세우며, ‘VR영상 전용’ 홈페이지와 어플리케이션을 공개했습니다. 그리고 그 플랫폼을 통해, 사회적 관심이 집중됐거나 흥미로운 현장을 담은 VR영상을 소개하기 시작했습니다.

 

   - 160303 [VR조선] 시진핑 주석의 선물' 판다 한 쌍, 한국에 왔다
   - 160531 [VR조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추모 현장
   - 160822 [VR조선] 리우올림픽 폐막식 '잘 싸워준 선수들! 자랑스럽습니다!'

 

뿐만 아니라 조선일보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이 VR영상을 알렸는데요. 올 7월, 영화 <제이스 본>의 홍보 차 한국을 찾은 맷 데이먼의 기사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조선일보는 맷 데이먼이 참석한 <제이슨 본>의 레드카펫 행사장을 특수카메라로 촬영한 뒤, 이 VR영상을 제일 먼저 조선일보 유투브에 올렸습니다. 그리고 나서 바로 조선일보 온라인 기사, VR조선 홈페이지, VR조선 앱과 연동해, 뉴스 소비자들이 보다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VR영상을 감상할 수 있도록 유도했고요. 지면기사에도 본문 말머리에 ‘VR조선’ 로고를 달아, VR영상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알렸습니다.

 

아직까지 국내 미디어들의 VR영상은 스토리가 있는 기획보다는, 현장을 생동감 있게 전달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는 모습입니다. 아마도 기사의 시의성과 제작기간 등을 고려한 결과가 아닐까 싶은데요. VR저널리즘이 아직 도입 초기 단계라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그 가능성은 무궁무진하게 확장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오늘은 언론사들의 VR영상을 보며, 뉴스의 현장 속으로 직접 들어가 보는 건 어떨까요? 2차원에만 머물러 있었던 평범한 영상이 여러분의 눈 앞에 생생하게 펼쳐질 것입니다.

 

[참고자료]
140409 [한국기자협회] 대세로 굳어지는 인터랙티브 뉴스
160129 [뉴시스] 조선일보,가상현실 저널리즘 선보여
160817 [한국기자협회] 콘텐츠가 미래다…언론사, 가상현실·MCN 등 다양한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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